신 위원장은 국내 금융의 문제들에 대해 과감히 메스를 대겠다며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전체가 지배구조 개편 등의 격랑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 원장은 지하 경제 양성화와 서민 금융 보호를 위한 대대적인 감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제윤 자리 걸고 배수진…상반기 개혁 로드맵 완성
지난달 22일 취임한 신 위원장은 불과 한 달 동안 금융지배구조 개선, 서민금융 강화, 금융소비자 보호 등 내놓을 수 있는 정부 대책을 모두 내놓았다. 과거 금융위원장들이 업무를 파악해가면서 현안에 맞춰 개선책을 제시했던 것과는 다른 신속한 행보다.
가장 큰 힘이 있을 때인 정권 초기에 금융권의 고질병을 고치지 않으면 나중에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기획재정부 차관과 금융위 부위원장을 거치면서 취임 초기의 계획과 추진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신 위원장은 취임 한 달을 맞아 오랫동안 공직 생활을 해오면서 이번처럼 한 달이 1년처럼 느껴진 적이 없었다면서 금융권 개혁을 위해 모든 정책을 내놨고 이제는 실행에 옮기는데 최우선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융위원장을 맡은 이상 금융 개혁을 위해 배수진을 칠 것이라며 6월 말까지 정책 입안을 마무리 짓고 하반기부터는 밀어붙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의 이런 의지에 따라 금융위는 6월 말까지 지배구조 개편 등 주요 현안의 세부 실행 계획을 완료하고 7월부터 개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취임 한 달 동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금융사 지배구조 개혁 부문이다.
신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취임하면서 금융지주사 제도가 도입된 지 12년 이상이 됐다면서 현재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는 많은 문제를 드러내 애초의 취지는 퇴색했다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지난 19일에 한층 강해졌다. 3차례나 실패한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해 마지막 카드를 쓸 때가 됐다. 벽이 높다는 것을 알았으니 제 직(자리)을 걸고 할 것이라면서 후반기로 갈수록 추진 동력이 떨어지므로 현 정부 초기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KB금융지주의 경영진과 이사회의 내분을 비롯해 우리금융지주의 고질적인 줄 대기 문화, 낙하산이라는 비난을 받는 금융권 사외이사 제도의 문제점 등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6월 말까지 우리금융 민영화 방식을 결정하고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의 후임으로 민영화를 강력히 추진할 적임자를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정책금융체계 개편,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금융사 지배구조 선진화, 우리금융 민영화를 맡는 4대 태스크포스(TF)도 출범해 체계적인 개혁 작업을 예고했다. 이 TF에는 시중은행장, 전문가, 교수 등이 참여한다.
앞서 이명박 정권의 실세였던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조기에 퇴진한 것도 신 위원장의 의중이 작용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따뜻한 금융 정책도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부터 가접수를 시작하는 행복기금을 토대로 신용회복의 디딤돌을 놓기 시작했으며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설립, 제2금융권의 연대보증폐지 등도 구체화되고 있다.
주가조작 등 금융 불공정 행위를 근절해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것도 강력히 추진 중이다.
신 위원장은 지하경제 양성화는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금융위 차원에서도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현 금융 소비자 보호 총력…금융사 손본다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조한 최수현 원장은 서민을 중시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 공약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금융 민원의 대부분이 소외 계층 또는 서민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대대적으로 개선해 안정적인 금융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일 처리가 깔끔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최 원장은 내달부터 금융 민원 축소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은 최근에는 금융소비자 민원을 줄이는데 팔을 걷어붙이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금융소비자에게 불편을 가져오는 애로사항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자신이 주재하고 각 권역의 임원이 참석하는 민원 점검의 날을 매월 열기로 했다.
조만간 단행될 조직개편에서 민원 감축 대책을 전담하는 조직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최 원장은 민원이 가장 많은 보험 분야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은행, 보험, 카드사들은 금감원의 민원 감축 지침에 따라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대대적인 검사와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어 소비자 보호 부문의 인력 및 재원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 일부 금융사들은 이를 반영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
금융회사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징계수위를 검토하는 제재심의위원회의 공정성을 높이도록 대질 심문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도 획기적이다.
최 원장은 대심제도가 도입되면 피조치자의 진술과 방어권 보장, 위원의 합리적 제재심의위원회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계 부채 연착륙 유도를 위한 정책도 강화한다.
저신용, 다중채무자 등의 가계 부채 위험 수준을 정밀 분석하고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단계별로 대응 계획을 마련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담보인정비율(LTV)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충분히 대손충담금을 적립하도록 지도하고, 풍선효과 차단을 위해 상호 금융, 저축은행 등의 자산건전성 관리 기준을 시장 상황과 맞춰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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